서울월드컵경기장이 콘서트 장소로 확정된 가운데 8일 오전부터 현장에서는 무대 설치 작업이 시작됐다. 하루 전인 7일 FC서울 관계자는 “서울월드컵경기장 E석이 수납형 구조로 돼 있다”면서 “그쪽에 무대를 설치하고 반대편 관중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면 잔디가 상할 염려가 없다. 우리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빌려 쓰고 있고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이 자주 열렸지만 이렇게 무대를 설치해 잔디 손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8일 오전 무대 설치 작업이 시작되자 관계자들은 경악하고 있다. E석 수납 좌석을 넣고 무대를 만드는 게 아니라 S석 골대 바로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S석 앞에 무대를 설치한다는 건 그라운드에 관객을 받아 스탠딩 형태나 간이 의자를 놓고 공연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S석에 무대를 설치한 뒤 E석과 W석, N석에만 관객을 받고 공연을 진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실제로 한 관계자는 “S석에 무대를 세우고 그 무대를 그라운드까지 쭉 빼서 연결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포츠니어스>가 8일 오후 찾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무대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무대 설치 작업을 쭉 지켜봤다. 페널티박스 절반 가까이까지 무대가 설치된 모습이다. 이후 이 무대는 앞쪽으로 더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 현장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송풍기를 틀고 무대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무대 높이는 스카이박스를 가릴 정도로 높게 이뤄져 있다.
지난 6월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6만 관객이 모이는 행사였다. 이 행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E석 수납식 무대에서 진행됐다.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도 잔디를 밟지 않는 조건을 내걸고 이 행사를 허가했다. 6만 관객은 경기장 관중석에서 행사를 지켜봤고 사전 협의된 방송용 카메라만 잔디를 밟았다. 평소 잔디 관리에 지극정성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은 6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이렇게 현명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잔디에 관객을 받아야 하는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우리는 선택권이 없다”면서 “문의는 무대를 설치하는 KBS에 하셔야 한다”고 전했다. 지금껏 잔디 관리에 열성을 다하던 서울시설관리공단도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021년 천연잔디 95%와 인조잔디 5%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면서 10억 원의 비용을 썼다. 2년간 성장을 마친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순차적으로 이 잔디를 심었다. 하지만 애지중지 관리해 온 잔디는 잼버리 콘서트를 이유로 수천, 수만 명이 뛰노는 곳이 될 운명에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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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관리한 10억잔디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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