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안 읽으시는 분들을 위한 3줄요약
1. 가능하면 대기업 가세요
2. 중소와 ㅈ소는 구별하세요
3. ㅈ소는 피하세요
중소기업(들)에서 총 5년 구르고 구르다가 대기업 이직한 지 n년차 되는 직장인입니다. (n < 10)
업계가 좁다보니 신분이 노출될까 싶어 직종은 공개 못 드리는 점 양해 구합니다.
앞서 말씀드리기는, 직종, 직군, 지역, 업종 등 변수가 많아 일반화 할 수는 절대 없다는 걸 글쓴이가 알고, 일반화 하려 노력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심지어 저는 한 업종만 파왔는데다가 사무직 한정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며,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경험을 말씀 드리는 것이니,
혹시나 반박이 있다면 님 말씀이 옳습니다.
1. ㅈ소기업의 킹, 가ㅈ소!
급여: 굶어 죽지 않을 정도
기업수준: 업계에서 아무도 모름. 건너건너 알 수는 있지만, 잘 모름
복지; 눈치 보며 사야하는 사무용품, 주 1회 외식, 회식 없음, 새 컴퓨터 (나만!)
장점: 사우끼리의 돈독한 관계, 쉬운 취직, 쉬운 업무
단점: 가족!! 사장의 인성!! 범법, 하는 일 없이 월급 받는 사장 가족들을 봐야하는 상황. etc.
퇴사사유: 나는 알지도 못하는 위법행위 독박쓰라 함.
어려운 가정형편에 돈 벌겠다고 초봉 확인도 안 하고 들어갔던 소기업이었습니다. 사장과 그 아들딸이 사무실에서 직급 달고 엣헴엣헴 하며 터줏대감 노릇 하던 곳이었지요. 가족과 가족 아닌 직원의 차별이 눈에 보이던 곳이었습니다. 근데 눈에 보일 수 밖에 없던게 사장 & 아들딸 모두 똑같이 생겨서.... (자라나라 머리머리!!!)
그렇기에 가족 아닌 직원들 사이에서 화합은 엄청났었습니다.
사건이 터진 건 근무를 몇 달 했을 무렵.. 창립맴버인 임원급(의 부장님) 한 명이 퇴사하고 벌어졌습니다. 어쩜 날도 딱 맞춰 오셨는지, 환경부 산하 국가기관 사람들과 경찰관님들께서 함께 납셨습니다. 환경관련법 위반에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압수수색영장 들고 오셨습니다. 사장은 누구 허락 받고 사무실 들어와서 난리냐고 노발대발 했지만, 지엄하신 판사님께서 발행해주신 압수수색영장 앞에서는 별 수 없지요. '엌! 개꿀잼! 팝콘 찾자 팝콘! 튀겨라 팝콘!'하고 회사가 조사 받는 걸 보던 게 그 날 오전인데, 그 날 오후였습니다..
사장과 그 아들 딸 모인 자리에 저를 부르더군요.
"법 위반한 거 자네가 독단적으로 했다고 진술 해주면 변호사 선임과 벌금 비용에 +알파로 보상 해주겠네!"
응? 방금 로트와일러가 크게 짖는 소리가 난 거 같은데? 아닌가, 한 겨울에 따듯한 응가에서 피어난 파리의 가녀린 날개짓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
"자네에겐 선택권이 없네, 이미 경찰엔 그렇게 진술 해두었으니, 조만간 출석요구 있으면 그대로 응하게! 아, 절대 징역까지는 안 나오니 걱정말게, 우리는 자네를 그렇게 두지 않을 걸세! 헛헛헛!"
개소리는 정성스러워도 개소리였죠.
퇴사한 부장님께 전화해서 사정 설명하니까 방방 뛰시면서 당장 나오라 하셨고, 부장님 도움으로 경찰에는 출석 없이 전화통화로만 잘 끝났습니다.
아! 제 혐의(라고 해야하나?)가 끝났다는 것이지, 회사는 그 뒤에 처벌 받았겠죠? (질문인 것은, 제가 뒷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에...)
2. 잡플ㅇ닛 별점 1.2점 ㅈ소!
급여: 굶어 죽지 않을 정도+쥐꼬리 한 큰 술
기업수준: 소기업. 잡플ㅇ닛 별점 1.1에서 대표가 쓴 글 덕분에 1.2로 오름
복지; 번잡한 동네에 지정 주차자리 지원, 점심값 1주일 4만 원, 주5일제,
장점: 넓은 책상,
단점: 잡플ㅇ닛 별점 1점 대는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 근무시간 08시~19시,
퇴사사유: 인조의 판단력과 선조의 고집을 모두 갖고 있던 대표자
대표가 정신나간 ㅈ소! 매입거래처에 대금지급 안 해주고 총무/회계 보는 직원에게 대신 사과하고 빌라고 시키고, 매출 떨어지면 영업부 전체회의 잡아서 인신공격하며 깨고, 직원들 모여서 회의 하고있으면 괜히 여직원 시켜서 커피 배달하라 그러고, 커피는 여자 손맛이라나?
대표 본인이 모르면 직원이든 거래처든 공무원에게든 일단 소리부터 지름. 본인 잘못인 게 들통나면 더 크게 소리질렀죠.
이 회사에서 첫 명절 보냈는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만 보던 포장해체 후 n빵 경험해보았습니다. 윗 사람들은 그런 데 이골이 났는지, 비닐에 담긴 거 모아모아모아서 나 자취하는 데 보태 쓰라고 몰아주셨죠. (샴푸, 치약, 스팸, 식용유 등등) (아, 참고로 명절 떡값이라 흔히 부르는 상여금 없음. )
수익은 대표가 챙기고, 책임은 직원들이 져야했습니다. 이익 날 때는 대표 급여에 상여에 성과금 다 지급하면서 손해 날 때는 직원들 급여 삭감이 다반사였습니다.
얼마 안 있다가 퇴사 했습니다.
3. 충신 있는 중소
급여: 중소기업 평균
기업수준: 업계에선 유명하지 않지만, 업계 + 이 동네에서는 아는 사람은 아는 정도
복지; 명절 상여금 + 대표님이 하사하시는 귀한 선물, 출퇴근 유류비 지원, 근무복 지급, 월 3만원 도서상품권 지급, 직원 휴게실
장점: 존경 받는 사장님, 일이 많고 깊어서 일 배우기 좋음. 대기업들과 거래가 많아서 재정 탄탄했음.
단점: 고이다 못해 썩은물 수준의 윗선, 역피라미드, 출퇴근 힘든 위치, 주말 당직근무 (월 2회),
퇴사사유: 일 익숙해 질 때 쯤 받은 대기업 스카웃 제의와 대기업으로의 이직 성공
중소기업 중 제일 오래 다닌 곳입니다.
어느 직원보다 일직 출근하시는 사장님 밑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부담이었는데, 경영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나오셔서 서류 한 장 더 보시고, 스스로를 다지시는 대표님이셔서 모시면서 많이 배웠던 분입니다.
일은 많고도 깊어서 일 배우기 정말 좋았습니다. 아 물론 중소기업이 다 그렇듯, 사수가 없다보니 혼자 우왕좌왕 하며 배워야 했지만요.
그런 평화...로우면 좋을 숲속에, 왕노릇 하고 싶어하는 이사 직함의 뱀 마리가 있었더랬죠. 영업이사였는데, 영업이 잘 안 되는 날이면 괜히 사무실에 할 일 없이 앉아있기 민망하니까 일하는 직원들 들쑤시면서 꼬투리 잡아서 윽박지르고 소리질러가며 자신을 드러내려는 사람이었죠.
그러다 같은 업계 사람이면 다 알만한 나쁜 상황이 터졌고, 영업력과 상관없이 영업 성과를 못내는 상황이 되니까 그 때부터 팔 걷어서 사장님을 위하여 이것저것 지시하고 그랬습니다. 사장님 자리 닦아놓아라, 점심 시간 끝나면 사장님 자리에 커피 타놓아라, 주말 되면 사장님 차 닦아놓고 그래라, 남자 직원들은 사장님 이동하는 동선 따라서 아침마다 청소 해라 등등... (지가 하던가.!!) 그렇게 직원들 불만 가득히 열심을 다해 해놓으면 본인이 쪼르르 달려가서 사장님! 제가 이렇게 해놓았습니다! 헤헤 하는 능구렁이같은 사람이었죠.
같은 업계가 알만한 그 나쁜 상황에, 옆자리에 있던 여직원이 해고당했습니다. 일도 못하고, 어느 사상에 매몰되어 있어서 동료관계 유지가 힘든 사람이었어서 해고는 환영이었지만, 업무는 제게 50% 넘어오더군요. 그렇게 업무를 쳐내던 무렵, 나머지 50% 업무를 받은 제 동료직원이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퇴사 하더군요.
그렇게 일이 터졌습니다. 저는 충원을 요청했지만, 그 영업이사가 단칼에 "안 돼!" 하더군요.
"옛날에는 말이야! 엉! 한 명에서 너네 팀 일을 다 했었다, 이말이야! ㅇㅇㅇ(짤린 애) 나가고! ㅁㅁㅁ(내 동료) 나갔다고 일 많다 그러면 옛날엔 어떻게 일 했겠어?!"
글쓴이: 옛날엔 매출이며 거래처가 그만큼 없었고, 지금은 성장한 상태인데 같은 선에서 비교하면 안되지 않습니까? 사장님께서 일 없는 자리에 사람 충원 해두셨겠습니까?
" 아 몰라몰라! 안 돼! 그리 알고, 퇴사한 사람들 업무 맡아서 네가 다 처리 해!"
그러고는 사장님께 가서는,
" ㅇㅇㅇ(글쓴이)가 3인분 할 수 있다 합니다! 그러면 고정급여 비용을 아껴서 저희 경영상태 회복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헤헤!"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다하다 안 돼서 다시 충원 요청 했지만 고길동이 둘리 자르듯이 컷!!
그러던 중에, 매출거래처였던 대기업에서 "저희 회사 경력직 채용 예정인데, 오시겠어요?" 제안 받아서 서류 내고, 면접 보고 들어갔습니다.
퇴사 할 때, 영업이사는 못난 놈이라 으리으리 없는 놈이라 욕하고, 대표님께서는 그동안 수고 했다시며 현금으로 한 달 급여 만큼의 보너스를 주셨습니다.
4. 대기업 (역시 대기업..)
급여: 대기업 중에서도 꽤 높은 편
기업수준: 우리나라 100대 대기업 중 한 곳
복지; 높은급여깨끗한사무실성과금상여금추가상여금연말성과금우리사주배당금창립일휴가여름휴가맛있는점심기숙사제공주택자금대출복지몰의료비지원사내의료시설이용체육시설이용건강지원금지급출산휴가사용가능계열사시설이용복지할인지역화폐지급상품권지급통근버스도서할인어학인강할인경조사공조금승진자휴가 (까지가 제가 받아본 복지입니다. 아직 못 받은 자녀학자금지원 등 더 많이 있습니다. )
장점: 잘 갖춰진 업무분장, 전문화 된 업무, 워라벨 가능, 다 떠나서 높은 급여.
단점: 경력 반토막, 라인타기, 절차를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
퇴사사유: 아직 모름. 퇴사 하지 않았기에.. 퇴사 하면 다시 알려드림
처음 마주한 대기업이었습니다.
면접은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다! 이건 중소기업 한정이고, 대기업은 제가 감히 평가 할 수 없었습니다.
면접 끝나고 받은 면접비 몇 만원이 왜 그렇게 사람냄새 나던지요.
제게 이직을 지원했던 분은 인사팀에서 어떻게 평가할 지 모르겠다 하셨는데, 마침 잘 되어서 경력직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다보니 인사만 할 정도 사이면 아는 사이가 되어버리고, 업무에 연관 있이 연락하는 사람도 다음에 연락하면 부서이동 되어있고, 그러다보니 사람타지 않고 업무에 집중 할 수는 있습니다.
일과 중에 물 한 잔 마실 정신조차 없을만큼 일이 많습니다. 대신 일 끝나면 확실히 쉽니다. 업무연락 오지도 않지만, 오더라도 제가 처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회사 보안규정 상 회사 컴퓨터에 접속해야 알 수 있는 정보들이고 그래서요.
조심하셔야 할 것은, 자기자랑입니다.
항상 겸손해야합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만큼, 말도 안 되는 스펙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단편적인 예로, 블라ㅇ드의 그 유명한 '킹차갓무직'도 한 수 접고오는 높으신 대학 출신이라고 으스대다가는, 알고 봤더니 옆에 있던 직원이 전 세계인이 아는 대학교 출신의 사람이고 그렇게 됩니다.
치열합니다.
업무 상 실수나 잘못이 있다고 해도 질책하고 뭐라하고 대놓고 욕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래, 실수 할 수 있지, 윗선에 보고 올리면 되지. 네 인사고과에 반영하면 그만이지!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게 걸러지고 걸러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승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그렇게 올라온 사람들끼리 또 경쟁하여 한 계단 승진하고,
경쟁의 연속입니다.
복지는 찾아 먹는만큼 사용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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