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쯤.. 가을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인데
가출했던 치호가 5일만에 돌아 왔다.
치호는 근방 20킬로 안 암캐가 발정이 오면
아예 그집 암캐가 발정이 끝날때 까지 그 집에서 암캐를 지키며
집에도 오지 않던 놈이라 처음엔 잡으러 다녔지만
3살 넘어선 저도 대충 뉘집에 있는지 아는터라
가서 확인만 하곤 데려오지도 않았다.
5일만에 돌아온 녀석인데 그 뒤에 웬 발바리 한마리가 따라 왔다.
치호가 엉금엉금 바닥에 붙어 기어 꼬리치며 오는데(혼날걸 아는넘)
그 뒤에 이쁘장하게 생긴 작은 발바리가 따라 오더니
생전 처음보는 내게 인사를 한다.
살다살다 임컷을 데리고 온 녀섯은 처음이고
낯선 사람에게 인사하는 암컷 발발이를 보고 있자니
기도 막히고 신기하기도 한데 묘하게 좋은 기분 이었다.
천도농장 종견이란 넘이 이제는 발발이까지 넘보고 다니는 것이
화도 나지만 나름 며느리(?)라고 데리고 와서 소개까지 시키는 마당에
혼낼수도 없고 냉장고에 꽁꽁 숨겨놓은 통닭을 꺼내 먹였다.
뉘집 처자일꼬??
한참을 보니 산 두개 넘어 있는 전원주택집 처자였다.
치호를 잡으러 두번은 가본 집인데 이번에도 가출해서
그집에 있는걸 보고 온 참이지만 그집 개를 눈여겨 보진않아서
바로 알아보진 못했던 것이다.
무슨 상견례도 아닌데 이 암컷이 조신하게 내게 인사 하고
쓰다듬어도 얌전한 꼴이 정말 시아버지에게 인사온
새색시 같아 이뻐 보였다.
그날 이후 발정 끝난 암컷을 거들떠도 안보던 치호가 이상하게
이 발바리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발바리도 곧잘 천도농장에 놀러오곤 했다.
멀리서 발바리와 치호가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 발바리의 무엇이 그리 치호 마음에 드는지 사람인 나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지만 그렇게 특별히 챙기고 함께
다니는 모습이 흐뭇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리고 주인도 아닌 나를 특별히 대하는 발바리 암컷이
이쁠수 밖에 없기도 해서 내게도 특별한 아이가 되었다.
이런 묘한 인연으로 졸지에 사돈간이 된 귀촌하신 전원주택
주인장과도 차한잔 마시는 사이가 되었고 치호가 왜
가는곳 마다 그리 환영을 받았는지 알게 되었다.
암컷이 발정오면 그집에 눌러 살면서 아침이면 꿩이나
토끼를 한마리씩 잡아다 주더라는...
그 귀한걸 물고 빨고 키운 나에겐 가뭄에 콩나듯 주면서
매일 그랬다는 소리에 열은 나지만 나름 처세술이 있었구나...
그러니 닭을 잡아 먹이지...썩을...넘..
그 발바리가 강아지를 낳았고 강아지가 15일이나 되었을 때
그분에게 전화가 왔다.
발바리가 어린 강아지를 두고 죽었는데 15일된 강아지를
살릴수 있냐는 전화였다.
놀라서 가보니 발바리는 무엇이 그리 안타까웠을까..눈도
못감고 죽어 있는데 가슴팍 살만 없어진채 였고
갓 눈을 뜬 강아지들은 배고파 울고 있었다.
닭이든 오리든 잡으면 가슴살만 파먹고 버리는 넘은 바로
삵이다. 언듯 보면 고양이를 닮았지만 고양이보다 훨씬
크며 귀에 긴 털이 달려있어 구분이 되는넘.. 그런 삵이
아마도 강아지를 노렸을 것이고 그것을 지키던 어미가
희생 당한 것인데 강아지가 무사한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삵은 무서운 맹수로 급하면 고라니도 사냥하는 녀석이다.
함께 데리고간 치호가 죽은 발바리 곁을 한참이나 맴돌며
냄세를 맡더니 배고파 우는 강아지를 보고 끙끙거리다
어미가 새끼에게 하듯 토를 하는것을 보고 얼른 강아지를
안아 올렸다
아직은 토한 먹이도 먹을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돗개를 키우면서 수컷이 토해 먹이려는 장면은 처음 보았는데
상황이 경황이 없어 얼른 동물병원 가서 강아지 분유랑
젖병을 사와 3마리 강아지를 먹이고 시범을 보여서
키울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돌아 왔다.
안스런 그 암케 모습이 아른거리고 지 새끼 지키겠다고
목숨걸고 싸웠을 어미 생각을 하니 입맛도 없었다.
보통 어미들은 자기 목숨이 위혐하면 강아지를 포기하는데
그 발바리는 가끔 그런 녀석이 있듯 별난 모성애를 지닌
아이였나 보다.
발바리가 죽고 3일쯤 지났을까 계곡쪽에서 치호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번도 짖으면 몰라도 울부짖는 소리를 낸 적이 없는 치호라
기절 초풍하고 달려 나갔다.
농장 뒷산으로 이어지는 곳이 있고 그곳엔 계곡물이 잠깐 고이는
곳이 있었다. 아늑하고 여름이면 계곡물에 발을 담글수 있는데다
뜨거운 여름엔 아이들중 더위를 견디기 힘든 애들이
계곡물에 발만 담그고 더위를 식히곤 해서 사람이 놀기도
좋은 곳이었다.
농장의 정자는 두개였는데 하난 가장 멀리 내다 보이는 높은 곳에 있었고
두번째 정자가 계곡물이 고이는 곳 옆에 있었다.
소리는 그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진돗개는 하울링이라 불리는 것을 하지 않는다.
하울링은 짖는것, 단순히 우는 것이라 사람들이 알지만
하울링은 짖음이 아닌 우는듯한 소리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것을 의미한다. 즉 울음을 통한 의사소통이 아닌것,
단순한 울음을 하울링으로 난 생각하지 않는단 뜻이다
보통 허스키나 말라뮤트같은 아이들이 하울링을 하는데
그 소리는 정말 듣기 좋고 마치 음악같다.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노래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멋진
하울링 소리를 들을수 있는데 진돗개는 특이하게 노래나
일반 악기에 반응하지 않지만 대금이나 단소를 불면 곧잘
울곤 하는데 허스키나 말라뮤트의 하울링하곤 다르고 촌스러웠다.
좀 우스꽝 스럽달까...
원로님들 말씀에 창을 못하면 진돗개가 아니란 말을 들었지만
내가 창을 못해 그런지 창을 하는 진돗개를 본적이 없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국악 소리를 들려주고 실험해 보고싶은 일이다.
치호가 울부짖는 소리는 지금에 와선 매일 듣는 소리다.
내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연구소 아이들이 일제히 울부짖기
때문인데 이것을 처음 시작한 녀석은 지금은 가고없는 청야였다.
엄마가 나가거나 돌아오면 울었는데 대장격이던 녀석탓에
아랫것들이 몽땅 그걸 배우더니 지금은 연구소 모든 아이들,
강아지조차 떼창을 한다.
과거 천도농장 시절엔 그런 떼창도 없었고 그냥 짖는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전체적으로 일제히 울부짖는 경우가 정말
어쩌다 있는데 그 경우는 누군가 죽어간단 의미 였다.
그런 소리가 나면 한 겨울에도 팬티바람으로 뛰어나가야 했다.
강아지가 다른 암컷 성견에게 물리던가,ㅡ 인간은 상상도 못할
기묘한 상황으로 아이들중 한마리가 죽어가고 있거나
어떻게 견사를 넘어 들어갔는지 모르지만 한넘이
남의 견사를 넘어 들어가 죽기 살기로 싸우다
한마리가 죽기 직전이거나...이경우 말고 아이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다시들은것은 육견 농장에서 였다.
자주가는 육견농장. 그날은 내가 가는 시간에 개를 잡는
시간 이었던듯 하다. 늘 하던대로 견사를 돌며 아이들을 보고
나름의 공부를 하던차 500마리 가까운 모든 아이들이
일제히 구슬프게 울었다. 작업실에서 한 아이가 죽었던것..
그래서 알았다 아이들은 누군가 죽어가면 일제히 운다는걸...
치호의 울음소리에 내가 기절초풍을 한건 그 탓이었다.
신발을 신었는지 안신었는지 기억도 안나게 정신줄 놓고 달려갔다.
이상하게 견사에 있는 아이들중 누구도 울지 않았고 사람인 난
솔직히 산에서 소릴 들어도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알수 없어서
늘 소리의 위치를 찾을땐 견사에 있는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이 일제히 보고있는 방향이 바로 진원지...
아이들이 보고있는 계곡쪽으로 달려갔다.
정자를 지나 계곡을 건너면 가파른 경사가 있는데 그위
능선에서 치호가 능선뒤 하늘을 배견으로 겨울산이 떠나가라
울고 있는 치호는 비장한 늑대를 연상케 했다 한번도 치호가
우는 소릴 들은적이 없는데 왜 저러는 걸까?
덫에 걸린 모습도 아니고.. 일단은 안심을 했다.
소가 우는 소리 비슷했지만 가슴을 후벼파는 무엇이 있었다.
그런 소리는 그때이후 지금도 들은적이 없다. 문득
발바리 생각이 나서 우는가 하는 느낌이 들었을 만큼 슬펐다.
한겨울 가슴이 시리듯 심장을 찌릿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섞여 있었다. 혼자 울고 있었다. 치호가 발바리와 다정하게
거닐던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 나도 무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녀석 내색도 안하고 밤마다 나가더니 얼마나 아팠을꼬..
나였시 많이 슬펐는데 이녀석은 오죽할까..치호가 그리
이뻐하는 암컷은 처음 보았다. 치호의 울음소리는 치악산
전체를 맴돌아 하늘로 사라졌다. 치호의 슬픔도 빨리 그렇게
사라지길 빌어보았다. 어쩌면 시튼 동물기에서 부랑카를
잃어버리고 울던 로보가 저리 했을까...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눈물을 뒤늦게 발견하고 닦고있는데
한참을 울던 치호가 뭔가를 물고 내려왔다.
고양이??
고양이 치곤 엄청 큰 숫고양인줄 알았다. 묵직해서 힘이 천하장사인
치호도 쉽지 않은듯 100미터도 넘는 가파른 길을
어렵게 물고 내려왔다.
치호는 사냥을 하면 그대로 물고 와 내게 주었다.
단 한번도 사냥감에 입을 댄 적이 없었기에 난 날 주는줄 알고
정자에 설치된 냉장고 냉동실에서 늘 준비해 두는 통닭을
얼른 꺼내들고 기다렸다.
평소 사냥감을 물고 오면 의기양양한지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네 다리는 한껏 놓이 들어 까치발을 하고
꼬리를 치면서 오기에 척 보면 사냥 했다는 걸 알수 있는데
이번에 치호는 그런 모습이 하나 없었다.
고양이를 입에 물고 와서 가만 앉아 기다리는 날 보지도 않고
정자로 올라가 난간에 고양이를 걸쳐 놓는다.
황당하기도 하고 이런일은 처음이라 보고있으니
난간에 걸쳐놓곤 다시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그 소리가 가슴을 짖눌러서 다가가지도 못했다. 그리고 알았다.
저놈이구나.....
한참 지켜보다 치호가 내게 다가와 아는척을 하길래 가만 안아주고
쓰다듬었지만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고양이쯤이야 치호가 잡다가 얼굴에 잔 상처 하나 난 적이 없기에
걱정도 안했는데 얼굴에 선명안 발톱자국이 나 있었다.
훗날 치호를 보고 산적 두목같이 생겼다고 하는 눈밑의 상처는
그때 생긴것으로 치호가 싸움을 하든 사냥을 하든 다친것은
그때 처음 본듯 했다.
안아주고 만져주다 정자에 가서 보니 귀에 두 줄기 털이
긴털처럼 솟아 있는놈. 역시 삵이었다...
요즘 삵이라 하면 몸무게 5킬로짜리 고양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이마에서 목으로 줄무늬가 4개 넘어간 야생고양이 같은
아이를 말하는듯 하다.
하지만 이녀석은 그런 녀석이 아니다. 치호가 잡은 녀석만 해도
몸무게가 15킬로가 넘었다. 홍포수님 말씀으론 다 자란
녀석은 30킬로가 넘기도 해서 사람들이 호랑이 새끼인줄 알아
시라소니라고 부른다고 하셨던 그넘 이었다.
다 자라면 맷돼지도 사냥한다는...
막상 대하고 보니 크기가 엄청 났다. 살아 있다면 모르겠는데
죽어서 늘어지니 몸길이가 개보다 컸다. 비로서 이넘이
발바리를 죽인놈인걸 알수 있었다. 이넘을 찾느라 3일을
밤마다 집에도 오지 않았던 녀석. 어떤 짐승이든 냄새를
맡으면 찾아내는 치호의 후각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듯 했다
그런데 왜 정자에 걸어 놓은걸까...
그러고 나서 보니 치호가 발바리랑 가장 많이 놀던 곳이 바로
이 정자 옆 이었다. 정자는 내가 자주 쉬는 곳이고 숯불을 피워
고기를 많이 구워먹던 곳이라 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고 치호도 그랬다. 그리고 치호는 발바리를
데려와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었다
어쩌면 내가 아니었다면 발바리 무덤까지 끌고 갔을까..
진돗개는 원한을 맺으면 웬만해선 잘 잊지 않는다. 견사에서
한번 싸우다 말려서 승부를 못낸 암컷인 경우 6개월은
서로 잊지 않고 으르렁 거린다.
그리고 그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틈만나면 물어 죽이려 벼른다
진돗개는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암컷이 강아지를 낳으면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치호에게 특별했던 발바리.
치호는 그 발바리를 해친 대상을 잊을수가 없었던 듯 했다.
다른 사냥감과 의미가 달라 한참을 망설이다 치호가 가만히
날 보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어, 잡혀온 모든 짐승을
그리했듯 난 난생 처음보는 짐승의 가죽을 벗기고 장만했다.
보통 작은 짐승, 고양이쯤 되는 크기의 토끼들은 가죽을 벗기면
허리가 부러져 있다. 사람들이 개는 목을 물어 죽인다 착각하고
가끔 자신이 키우는 개가 토끼를 잡았다 거짓 사진을 올리지만
토끼는 개에게 잡혀 죽으면 허리가 부러져 있다
그래서 사진만 봐도 진짜인지 거짓인지 쉽게 알수 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것 중 하난 토끼가 쉬운 사냥감이란 망상이다.
토끼는 가장 어려운 사냥감이다. 솔직히 멧돼지가 더 쉬울정도..
진돗개 기르면서 토끼를 사냥하는 아이는 딱 두마리 보았다.
개건 너구리건 자신보다 작은 짐승은 허리를 물어 털면서
척추를 끊어 죽이는 것이 진돗개의 사냥법이다.
그런데 이녀석은 목이 부러졌다. 허리를 부러뜨리긴
큰 짐승이었단 의미다.
간을 주니 치호가 먹는다.
고기맛이 궁금해 숫불을 피워 구웠는데 딱 한점 먹곤 포기했다.
무슨 생 고무를 구우면 딱 이 맛이 아닐까 싶었다
웬만한건 잘 먹는 농장 관리인도 세점 먹더니 항복을 표시한다.
치호의 태도로 보아 이녀석은 발바리를 죽인 넘이 분명하다 싶어
숯불에 구운 고기를 견사에 있는 아이들까지 다 꺼내서 먹였다.
혹시라도 이런 녀석이 또 있다면 겁먹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란 의미다.
고양이를 죽인뒤 고양이 고기를 먹는 개를 본적이 없는데
숯불에 구워서 그런지 얼마나 잘먹는지 몰랐다.
고기가 많아 30마리 넘는 아이들이 다 웬간히 먹었다.
치호도 꽤나 많이 받아 먹었다.
남은 뼈와 가죽을 모아들고 발바리 집을 찾아갔다.
발바리 주인분이 치호를 만지며 대성 통곡을 하셧다.
"장하다.. 고맙구나.."
작은 무덤에 가죽과 뼈를 놓고 향을 피웠다. 이 작은 녀석이
새끼를 지키겠다고 삵과 맞선 생각을 하니 너무 아팠다.
"곱단아.. 이제 강아지 걱정말고 눈 감고 편하게 가라..
니 남편이 이렇게 원수를 갚았구나.니가 신랑하난 잘 뒀다."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도 울고 주인분도 한참을 울었다.
강아지들은 내가 수시로 가서 젖먹이는 법, 똥 오줌 받아
내는법을 시범 보이고 주인분도 열심이라 말랐지만 잘하고 있었다.
주인말에 따르면 치호가 하루 두번은 와 본다고 했다.
훗날 이야기지만 치호는 강아지들이 두달이 다 될때 까지
와서 사냥한걸 내려놓고 토해 먹였다고 했다.
죽은 발바리 근처에서 냄새를 맡고 3일간 이녀석을 추적했을 치호...
말을 안하고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얼마나 속이 썩어 들어갔을지.
그 울분을 천도농장 인근에 사는 모든 짐승에게
말하고자 했을듯 했다.
건들지 말라고.....
그래서 였는지 아님 치호가 더 신경을 써서 였는지 천도농장의
모든 동물은 그후 단 한번도 다른 짐승에게 죽임을 당한 일이 없었다.
지금처럼 아이들 표정을 다 읽지 못하던 시절이라
치호가 얼마동안 우울했는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진돗개들이 그냥 두면 부부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지금
치호가 얼마나 상심하고 아팠을진 짐작이 된다. 치호를 달래려고
암컷을 죄다 풀어 치호랑 어울리게 하려고 애쓰던 생각이 난다.
지금도 가끔 치호를 생각할 때면 능선에서 발밑에 삵을 깔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ㅡㅡㅡㅡ죽은 개는 우리의 기억속에서 어쩔수 없이 명견일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린 그 아이의 좋은 점만 기억하며
과장하고 왜곡할수 있다.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팩트위주로 쓰려고 애를 쓴다.
원래 두마리 삵을 사냥한 것으로 과거 소설 치호에선 적었었지만
오늘은 사실대로 한마리를 적은 이유도 그러해서다.
많은 이들이 치호를 명견이라 하고 탐내고 아쉬워 하지만
그시절과 같은 환경에서 키운다면 치호 혹은 그 이상으로
자랄수 있는 아이들이 지금 연구소엔 최소 30마리가 넘는다.
언젠가 그런 곳에서 치호같은 대장을 다시 키울수 있길 꿈꿔 본다.ㅡㅡㅡㅡ
@@우리개 이야기 中 치호의 만행(萬行) 새끼를 지키다 죽은 발바리편
저자 우리개 연구소 소장 김종규
동네 아이들 위험할슈 있어요
추석때 내려온 손자를 물어죽인 사건 있습니다.
발바리한테서 나는 냄새로 찾은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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