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향력 때문인지, 항공 분야에서는 SI단위를 많이 안 쓰더라고요. 항공기의 고도는 feet로, 속도는 knot로 나타내고요. 이 때문에, 항공 관련 사고를 다룬 기사를 보면, 단위 때문에 헷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죠. 기자가 미터법으로 환산하여 적은 경우에는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게 몇 m, 몇 km/h지?'라고 하면서 단위를 환산해야 하고요.
요즘의 항공기에는 이런 계기판이 장착돼 있는데, 속도와 고도를 이중으로 표시하나요? 고도는 feet와 meter를 같이 표시하고, 속도는 knot와 km/h를 같이 표시하는 식으로 말이죠. 몇몇 나라의 공항은 미터 단위로 항공기의 고도를 관제하고 있습니다.
속도계도, 지시되는 속도도 모두 knot 단위니까 그냥 숫자만 맞추면 되는거죠
미터법으로 가도 현대의 자동화 시스템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1. 항로 상 수직분리 1000ft. 항공기들이 지나가면 뒤에 후류라고 하는 난기류 지역이 생깁니다. wake turbulence 라고 하는데요, 이게 비행기 뒤쪽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형성됩니다. 항공기에 따라 다르지만 500~1000ft 아래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항공기들은 오래전부터 1000ft 간격으로 수직분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1000 이라는 숫자 자체도 딱 떨어지기 때문에 관제사나 조종사 모두 계산하기 편리하죠. 미터단위로 바꾸게 된다면, 300m 간격을 써야할까요? 985피트 정도 된다는건 둘째치고, 관제사는 6번째로 체공대기 하는 항공기에게 기준고도 2100m 부터 어느고도를 배정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지시내리기 어려워집니다. 조종사도 자신보다 앞에 항적들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져요(이걸 알아야 빨리/천천히 강하함)
그렇다고 1000m간격 또는 500m 간격을 사용하자니, 같은 항로에 수직분리 간격이 넓어지며 항로 수용량이 적어집니다. 또한 500m 분리를 하려면 VFR 항공기들은 250m 분리를 해야하는데, 고도계는 ft나 m나 10진법으로 설치되는데 10000단위부터 50이라는 매우 작은단위까지 표기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죠
2. 모든 자동화 시스템이 고장났을 때도 조종사들은 수직항법이 가능해야 합니다. 장애물을 위로 피할 수 있는지, 못피하니까 옆으로 돌아가는지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거죠. 예를들어 10km 앞에 6000m 산이 있는데, 항공기가 몇도 각도로 상승해야 안전한지, 실제로 항공기가 몇m/s의 속도로 수직 상승을 하면 되는지 이건 암산이 안됩니다. 계산기 줘도 공식이 복잡해서 어려워요. 하지만, knots 와 feet를 쓰는 지금의 단위로는 이게 암산이 간결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si 단위로 가고싶지 않아서 말씀드리는 것들이 아닙니다. 이 모든것들은 자동화 장치의 발전으로 극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것 하나가 안전에 큰 영향을 주는 업계 특성 상 매우 느리게 si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풀옵션 넣어도 그건 안되요... 자존심인가봐요 ㅎㅎㅎㅎㅎ
기사나 자료에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환산하는 것은 작성자의 배려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고도는 이런 배경이 없었기 때문에 국제표준으로 채용한 미터법 사용하면 되는데, 항공 선진국들이 12진법 쓰던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했죠. 여튼 이런 미터-피트 차이 때문에 항공유 급유 계산 과정에서 적게 받고 이륙했다가 추락할 뻔한 경우도 있었고...
속도계도, 지시되는 속도도 모두 knot 단위니까 그냥 숫자만 맞추면 되는거죠
미터법으로 가도 현대의 자동화 시스템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1. 항로 상 수직분리 1000ft. 항공기들이 지나가면 뒤에 후류라고 하는 난기류 지역이 생깁니다. wake turbulence 라고 하는데요, 이게 비행기 뒤쪽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형성됩니다. 항공기에 따라 다르지만 500~1000ft 아래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항공기들은 오래전부터 1000ft 간격으로 수직분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1000 이라는 숫자 자체도 딱 떨어지기 때문에 관제사나 조종사 모두 계산하기 편리하죠. 미터단위로 바꾸게 된다면, 300m 간격을 써야할까요? 985피트 정도 된다는건 둘째치고, 관제사는 6번째로 체공대기 하는 항공기에게 기준고도 2100m 부터 어느고도를 배정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지시내리기 어려워집니다. 조종사도 자신보다 앞에 항적들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져요(이걸 알아야 빨리/천천히 강하함)
그렇다고 1000m간격 또는 500m 간격을 사용하자니, 같은 항로에 수직분리 간격이 넓어지며 항로 수용량이 적어집니다. 또한 500m 분리를 하려면 VFR 항공기들은 250m 분리를 해야하는데, 고도계는 ft나 m나 10진법으로 설치되는데 10000단위부터 50이라는 매우 작은단위까지 표기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죠
2. 모든 자동화 시스템이 고장났을 때도 조종사들은 수직항법이 가능해야 합니다. 장애물을 위로 피할 수 있는지, 못피하니까 옆으로 돌아가는지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거죠. 예를들어 10km 앞에 6000m 산이 있는데, 항공기가 몇도 각도로 상승해야 안전한지, 실제로 항공기가 몇m/s의 속도로 수직 상승을 하면 되는지 이건 암산이 안됩니다. 계산기 줘도 공식이 복잡해서 어려워요. 하지만, knots 와 feet를 쓰는 지금의 단위로는 이게 암산이 간결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si 단위로 가고싶지 않아서 말씀드리는 것들이 아닙니다. 이 모든것들은 자동화 장치의 발전으로 극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것 하나가 안전에 큰 영향을 주는 업계 특성 상 매우 느리게 si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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