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엔 회사의 중역이 되었겠네.
차를 유난히 좋아했으니 보배를 할지도 모르겠구나.
아까 본 글 때문에 문득 유대리 니가 생각나서 글을 쓴다.
12년전쯤이었을거야 아마..
연간계약 비딩건으로 우리팀 모두 사람 몰골이 아닌채로
한달 가까이 철야를 했었지.
기획이었던 유대리가 아마 가장 힘들었을거란거 인정해.
밤샘의 여파로 정작 PT하던 날 컨디션이 최악이었단것도
인정하고..
열심히 프리젠테이션중인데
PPT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아서
버벅거린거 그건 내 실수라 생각한다.
코까지 살짝 곯길래 나도 모르게 유대리 어깨를
너무 쎄게 움켜준건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인거..
그 날 PT 끝나고 내가 잘 설명해서 푼것도 기억할거야.
유대리...
비딩 떨어지고
패이지 넘기는 그 단순한 업무도 실수했다고
책상에 엎드려 우는 유대리를 볼 때
분명 말했을거야.
우리가 떨어진건 유대리 때문이 아니니
절대 죄책감 갖지 말라고..
대표가 불러서 비딩 잘했냐고 물어볼 때
"네 최선을 다하고 왔습니다!!"
하고 나중 일 생각안하고 일단 둘러댄건
분명 내 실수고 내 책임야.
그래 다 좋아..
너무 우울해 하는 유대리를 보고
유대리가 화장실 간 사이에 유대리 자리에
"힘내고 오늘 하루는 머리 식히고 와라" 라고 쓴
포스트잇과 신용카드를 놓은건 내 진심이었다.
그래 다 좋다고...
하지만 새벽 두시에 술에 잔뜩 취해
"오빠..아니 팀장님...아 X발 내가 때려칠궤열
아 진짜 쥰내 쪽팔려서 내가 회사를 다닐수가 없다?"
이 전화를 받기 전까진 진심으로 유대리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그 후로 뗄룽뗄룽 울리는 카드 결제 문자가
울릴때마다...실은 나..
거실 소파에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그거 법카 아닌거..
유대리에게 말 안한 내 실수가 있다쳐도..
술~ 고기~ 꼼장어~
그리고 뭔놈의 꽃다발은 새벽 다섯시에 사는건지...
암튼 정말 원없이 썼더구나..
다음날 죄책감 느낄까봐 내가 준 카드가
법카라고 구라친거...
유대리 아직까지 그거 내 카드인거 몰랐지?
다 좋다고 응?
새벽 두시에 전화해서
오빠 어쩌구 저쩌구...
새벽에 그 샤우팅 소리에 덩달아 잠에서 깬 와이프는
대체 왜 바꿔달라고 한거니?
느낌이 쎄~했는지 바꿔달라고 바꿔준 나도 참 한심했다만
니들끼리 뭔 언니 동생 찾아가며 내 욕을 그렇게 한거냐고..
글이 너무 길어졌구나 유대리.
이 글을 본다면..
다른건 안바랄게.
"꼭 너같은 후임 만나길 바라"
나쁜 기지배.
훈훈한 팀장님 글 보고 문득 생각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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