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개 이야기-하늘닮은 진돗개 하늘이 1편
천도농장을 하면서 주변 동네 분들중 애견인이라 믿어지는
분들에게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갔다.
그 당시 대부분 아이들은 45일 무렵 입양을 갔으니 보내는
나도 데려가는 분들도 참 무지 했었다. 세상아ㅣ 진돗개는 45일
에 입양가야 주인을 따른다고 믿던 시절 이었으니 졸지에
어미와 떨어진 아가들이 어찌 살았을지 지금 생각하면
고개를 못들 일이었다.
농장 아래 길을 따라 신림쪽으로 올라가면 주유소가 하나
있고 아는 사람만 아는 송어 횟집이 있었다. 그 송어 횟집은
일반 송어가 아니라 살이 하얀 송어를 파는 돗이라 가끔
들려 먹곤 했는데 그 집에도 농장에서 입양간 아이가
하나 살았다.
주유소 사장님과 송어횟집 사장님은 애견인 이셔서 그 당시에도
아이들을 집안에서 키웠다.
솔이와 한울이...
어느날 겸사겸사 놀러 갔는데 어디선가 백구 한마리가 목줄도
없이 달려와 내게 배를 보이며 아양을 떨었다.
한참을 영문을 몰라 하며 만져주다 보니 눈에 익었다.
내새끼..뉘새끼인지 살피는데
"하늘이구나 !!" 하며 송어횟집 사장님이 아는체를 하신다.
2년을 보았고 송어 죽은거 삶아 주어도 한번도 만지지
못한다는 녀석이라며 데리고 계신 한울이 보다 더 똑똑하다고
칭찬을 하신다.
"세상에 하늘이를 만질소 있는 사람은 영감님 말곤 처음 봅니다"
45일에 입양가서 벌써 2년이 넘었는데 어찌 날 알아보는지
너무 대견하고 기특했다. 그런데 목줄이 없다. 한참을 만지다 보니
저 멀리서 어르신 한분이 망태기를 들고 오신다.
"하늘아.."
혼자 되신 어르신이 자식처럼 키우겠다며 다짐을 하시길래
보내드린 기억이 떠 올랐다. 처음 보내고 한두번 가본뒤론
잊어 버렸던...
아양떨던 하늘이가 쌩하니 어르신 옆에 가서 바짓가랭이에
몸을 쓰윽 하고 부빈다. 볼것도 없이 너무나 행복하고
교감이 잘된 모습..
어르신 댁에 가서 커피 한잔을 먹고 있노라니 하늘인 그림처럼
어르신에게 등을 돌리고 어르신 신발에 꼬리 하나를 걸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 주무실때까지 하늘인 늘 어르신
그림자 같았다고 했다. 단 한번도 어딜 간 적이 없다고...
굳이나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하셔서 기다리는데 상이 들어왔다.
그런데 밥그릇이 3개.
당연한듯 방안에 들어온 하늘이가 얌전히 앉아 기다렸다.
"우리 손주 밥 묵어야지.."
상위에 있던 그릇중 유난히 큰 국 그릇에 밥을 넣고 국을
말아 하늘이를 주시고어야 식사를 하신다. 그러고 보니
잘 개어진 이불 옆에 손수 바느질해 만드신듯 하늘이 잠자리가
방안에 있었다.
밥을 먹으며 하늘이 자랑만 한시간은 듣고 돌아왔다.^^
나로서도 믿기 힘든 신통방통한 손주 자랑은 끝이 없었다.
어르신이 적적하셔서 일까.. 아님 원래 이렇게 개를 좋아하는
분이셨을까??그 연세드신 분들에게선 보기 힘든 광경 이었다.
아무튼 입양보낸 아이의 행복은 세상 무엇보다 날
신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개를 물고 빠는 사람이 많은 요즘 이지만 어느 시절이건
그렇게 개를 사랑하는 분들이 이땅엔 계셨던듯 하다. 하늘이
대문에 군불도 거의 안떼고 전기장판을 쓰신다는 어르신이,
그리고 하늘이가 행복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주유소 사장님이랑
커피 한잔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워놓은 내차 옆에 절박하게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내다보니 하늘이가 아닌가...
얼른 나가보니 날 반기기도 전에 몇걸음 가고 뒤돌아 보고
다시 몇걸음 가고 뒤 돌아 보며 짖는다.
따라오란 소리...
급하게 주유소 사장님을 불러 하늘일 따라 가라고 하고 난
차를 몰고 갔다. 한참을 따라가니 저 멀리 경운기가 넘어진
것이 보였다.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렀다. 시골에서 경운기
사고는 정말 위험했고 연세 드신 분들이 경운기 사고로
많이 돌아가셨다.
영감님이 경운기에 깔려 계셨다. 119를 부르고 사람들을
불러 일단 경운기를 치웠다. 다행히 많이 다치진 않으셨지만
다리가 부러져 수술을 해야 했다.
원주 기독교 병원으로 119 차를 보내려는데 하늘이가 차를
따라 갈듯 보였다. 하는수 없이 목줄을 채웠다. 안절부절
하는 하늘일 데리고 농장에 와서 견사에 넣고 병원으로 갔다.
영감님은 다리가 복합골절 되었다.
엄청난 통증에 시달리실 텐데
"하늘이..우리 하늘이 좀 잘 돌봐 주시구랴.."
이 말씀을 수백번도 더 하시는듯 했다.
"영감님 아무 걱정 마시고 건강 챙기세요 하늘이 제가
최선을 다해 보살필게요 그리고 데리고 올테니 일단 마음
놓으세요"
영감님이 집에 가서 영감님이 쓰시던 옷가지와 하늘이
잠자리를 가지고 돌아왔다. 역시나 사료에 물이며 입도
대지 않고 있는 녀석..이럴때가 정말 난감했다.
너무 사랑을 받던 녀석들은 솔직히 대책이 없었다. 영감님
옷을 집안에 넣어주고 하늘이 잠자리를 마련해 주니
그곳에 들어가 있지만 눈은 견사 문을 행해 있었다.
틈만 보이면 탈출할 아이...
낯선 아이를 데려와 견사에 넣었을때 그 아이가 견사안에서
업드려 쉬는 모습을 보여야 눈길을 돌릴수 있다. 아이가
업드리지 않고 서 있다면 눈을 떼면 안되는 법이었다.
하늘인 결코 업드리지 않았다. 관리인에게 신신당부를 하였다.
절데 하늘이 에게 눈을 떼지 말것.
급안데로 안정을 위해 하늘이 엄마 큰진이를 견사에 함께
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알아본 두녀석이 차분해 졌다.
하지만 아침에도 먹이에 입도 안데는 녀석을 위해 다시
병원에 갔다. 수술이 끝나고 쉬시는 영감님에게 녹음기를
들이댔다.
"하늘아 밥먹자"
"하늘아 자라"
"하늘아 기다려. 금방 다녀 올구마.."
영감님이 평소 하시던 말을 녹음했다. 그리고 하늘이 견사에
들어가 만져주며 들려 주었다.
"하늘아 밥먹자"
하늘이가 녹음기 좌우를 돌아보며 냄새를 맡고 잠깐 밝아
지는가 싶더니 금새 풀이 죽는다.
벌써 이틀째 물도 안먹는 녀석..
닭을 삶아도 닭죽을 쑤어도 입을 데지 않아 닭국물을 주사기로
먹였다. 보통 아무리 안 먹는 녀석도 한번 무언가 입에
들어가면 먹기 마련인데 고집이 무쇠고집 이었다.
영감님 병실은 1인실이 아니라 개를 데리고 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난지 하루도 안되어 휠체어에 모시고
나올수도 없는 형편..
병원에 가서 담당 의사분에게 사정을 설명 했지만 허락해
줄리가 만무 했다. 대책이 없어 돌아왔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영감님이 식사를 거부 하신다고..하늘이란 손주를 데려와야
밥을 먹는다고 안되면 퇴원 한다고 링거줄도 뺀다고
난리를 치신다는 것이였다.
복합골절이라 다리에 쇠를 박은분이 퇴원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결국 병원 계간으로 침대를 통체로 끌고
나와 하늘이와 만날수 있었다.
"하늘아 .. 밥묵자.."
영감님이 내가 준비해간 닭죽을 주니 넙죽 잘도 받아 먹는다.
햐~전만 저녀석...
영감님은 내가 말씀 드린데로 하늘이 이마에 이마를 맞대고
말씀 하셨다. 진돗개는 많은경우 이렇게 말하면 어려운
말도 알아 듣곤 한다.
일부러 준비한 목줄을 내게 넘겨 주시면서 영감님이 신신당부
하셨다. 할아버지와 포옹도 하고 할아버지가 내 등도 쓰다듬고
하늘이 앞에서 정말 영감님과 내가 친하다는것을
보일만한 것은 다 했다.
심지어 할아버지가 주는 '먹이'를 하늘이와 같이 받아 먹어야만
했다. 차마 할수 없는 할아버지가 입으로 주는 먹이만
안받아 먹었다.
그렇게 별직을 다 한 끝에 종장에 돌아온 하늘이. 처음으로
자리에 가서 눕는다 .알아 듣기라도 한 걸까..
할아버지가 손가락을 휘휘 저어 준 닭죽을 내 놓고 먹자고
하니 먹질 않는다. 다시 눅음기를 틀어
"하늘아 밥묵자.."
하고나니 한참을 망설이다 먹는다. 얼마나 고마운지 눈물이
다 나려고 했다. 정말 징글징글한 녀석, 진돗개..
하늘이 때문에 난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에 갔고 영감님 담당
간호사는 매일 영감님 침대를 기독병원 계간으로 끌고
나와야 했다. 그렇게 열흘이 지나고 영감님은 기브스를 하고
퇴원을 할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
어차피 거동이 불편 하셔서 자녀분은 서울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영감님은 하늘이를 두곤 갈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셨다.
퇴원을 앞 두고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전화가 왔따.
"하늘이 데려가려는데 사람이 가면 보내 주세요."
계속...
@@우리개 이야기 中 하늘닮은 진돗개 하늘이
저자-우리개 연구소 소장 김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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