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최근에 코로나가 또 확산추세라 다들 걱정이 많으실텐데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전립선암 4기에요. 서울삼성병원으로 3주에 한 번씩 항암치료와 검사받으러 다니시고 있어요. 그러다 종종 항암제가 잘 안맞으면 몸에 열이 오르락 내리락하다 고열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다행이도 119 구급대 분들 덕분에 응급실에서 잘 치료 받으시고 오셨어요. 근데 오늘도 갑작스레 몸이 안좋다 하시더니 갑자기 열이 오르더라구요. 아무생각 없이 바로 충대 응급실로 가려고 준비하고 바로 올라갔습니다. 암환자들 열나면 위험해서 한시라도 빨리 해열제 맞고 해야되는데 그놈에 코로나 그놈에 코로나 때문에 대전도 2단계였고 선별검사소? 그곳도 그렇지만 음압병동도, 응급실도 만원이였어요. 아버지 열은 계속 올라 40도를 넘어섰고 저나 형 어머니는 안절부절 하며 차라리 119를 타고 왔으면 조금 더 빨리 검사받고 들얼 갈 수 있었을까 ... 싶었습니다.
그래서 건양대, 을지대, 성모병원, 선병원 등 대전에서 크다는 병원은 다 전화 해봤지만 자리가 없다 대기가 몇시간 될지 모르겠다 똑같은 대답만 받았어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어요. 아버지는 고열에 정신을 놓으실것 처럼 주무시려고만 하시고 형은 계속 검사소 간호사분께 지금 정신을 놓을것 같으니 안되는건 알지만 해열제 먼저 맞으면 안되는지 하소연 했습니다. 전 급한대로 근처 편의점에서 타이레놀 사서 아버지 먹였구요. 차에서 기다린지 한 시간정도 지났을까요? 검사받을 수 있다고 연락이 와서 바로 모시고 갔어요. 얼마나 심하신지 몸도 못가누셔서 휠체어에 태워 이동했습니다. 검사와 엑스레이 촬영 후에 또 무한의 기다림... 응급실에서 콜이 와야 들어갈 수 있는데 과연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 열은 내리지 않고 점점 정신을 잃으시고 계속 눈 감으려는 아버지를 붙잡고 계속 말을 걸었어요. 각얼음과 물티슈를 사다가 급한데로 봉지에 담아서 계속 얼음 찜질을 했습니다. 타이레놀과 얼음찜질이 효과가 있었던 건지 체온계론 39.X 도 조금 떨어져서 그래도 다시 오르기 전에 계속 손 발 등 얼굴 가리지 않고 식혔어요. 거기서 한시간 반 정도 그러고 있을때쯤 간호사분이 오셔서 응급실로 이동한다고 너무나도 기다리던 말을 해주셨어요.
응급실엔 보호자 2명 외엔 출입이 금지되어서 저는 찜질할 때 썼던 물티슈 얼음등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서 주차된차 옆에 쭈그려 앉아 담배를 한대 물었습니다. 정말 그 순간 긴장이 탁 풀리면서 몸이 축 쳐지더라구요. 혼자 기다린지 시간이 좀 지나서 형에게 전화가 왔어요. 아버지가 드디어 땀이 나면서 열이 내리고 있다고 그리고 정신이 다시 온전히 돌아왔다고 ...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사실 계속 정신을 놓지않으려고 안간힘쓰시는 아버지의 축쳐진 몸과 풀린눈을 보며 속으로 '여기서 주무시면 영원히 주무실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고개쳐들고 울었습니다.
사실 코로나만 아니였다면 이렇게 다시 유행이 되지 않았다면 빠르게 입원하시고 덜 아프셨을텐데 누구에게 화를내야할지 모른체 너무 화가 났습니다. 정말 여기 저기 병원에 전화하면서 그들의 노고와 고된업무를 모른체 그분들에게 욕이 나올뻔 했습니다. 사람이란게 참 이런동물인가 싶네요. 평소엔 그분들이 있어서 정말 이정도로 유지되는구나 고맙다 했지만 막상 오늘같은 일이 생기니 고마웠던 맘은 잊고 화가나는 그런 부끄러운 생각을요.
그런 생각을 했다는게 너무나 죄송스럽고 창피하고 반성합니다..
그분들께서 보실진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나 감사합니다.
정말로 너무나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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