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불굴의 역사와 민중의 힘.
??幸福한 삶???梁南石印??
대한민국은 대륙의 자연지리상 한반도는 아무르판과 유라시아판이 맞닿은 지점이자 대륙과 해양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반도에 자리한 땅이다. 유구한 대한민국의 역사는 굳이 아득히 먼 단군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랑할 만하다.
고구려부터 시작해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는 역사를 살펴보면, 당시 고구려의 인구는 고작 3~4백만 명에 불과했다. 인구 규모로 보나 국토 면적으로 보나, 수나라에 비해 열세였다. 수나라의 인구는 고구려의 열 배 이상이었고, 국토 면적 또한 고구려는 수나라의 약 1/4에 불과했지만, 그런 열세 속에서도 고구려는 백만 대군의 침공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이후에도 요나라, 금나라, 발해, 수, 당, 원, 명, 청, 왜(일본) 등 셀 수 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을 꿋꿋이 버텨냈고 그렇게 단일민족으로서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다. 오히려 침략했던 국가들 중 일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하기에 나는 단군의 자손이자 위대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한없는 자긍심을 품고 살아왔다. 그 자부심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인류학계의 자료들 속에서 유대 민족과 게르만 민족이 인류사적으로 우수한 민족으로 평가받는 것을 접한 적이 있으나 나는 생각한다. 우리 민족이 단지 분단된 한반도의 약소민족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술은 흔히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고려 시대에 간행된 『직지심체요절』이 그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섰다. 이뿐인가. 직지보다도 500여 년 앞서 제작된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또한 우리의 역사 속에 존재하고 있다.
광개토대왕릉비는 우리의 영토가 한때 지금의 중국 수도 베이징까지 이르렀음을 증명한다. 수양제의 백만 대군을 압도적으로 물리쳐 수나라의 몰락에 도화선을 당긴 을지문덕 동아시아 해상을 장악한 장보고 거란의 침입을 격퇴한 강감찬 왜구를 막아낸 이순신 장군의 활약은 우리민족의 기개를 잘 보여준다. 고려청자의 기품과 푸른 청기와의 아름다움 그리고 화약 무기를 창제한 최무선과 천재 과학자 장영실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은 시대마다 찬란한 문명과 저력을 보여주었다.
우리 민족이 유럽에 속해 있었다면 이 위대한 인물들은 분명 세계적인 위인으로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약소국의 현실 속에서 게다가 이념 대립으로 분단된 국가의 운명 앞에서 그 위대함마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 사회는 양반 중심의 신분제에 얽매여 기술자와 장인을 천시하는 풍조가 깊었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기술자라 하여도 ‘공상’으로 분류되어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고 결국 그 맥이 끊기고 말았다. ‘사농공상’이라는 왜곡된 질서는 한민족의 저력을 스스로 갉아먹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없는 민중이야말로 외침과 고난의 역사 속에서 이 나라를 끝끝내 지켜온 진정한 주역이었다.
흔히 말하는 무지렁이 백성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천대받아온 그 미천한 이들이야말로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던져 조국을 구해낸 진정한 주역이었다. 역사 속에서 그들은 늘 피를 흘렸고 굶주림 속에서도 나라를 등지지 않았다. 반면 입으로만 나라를 걱정하던 양반과 주류진영의 작자들은 정작 위기의 순간마다 물러서고 숨기 바빴다. 이 기이한 역사의 반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시대는 바뀌었으나 힘없는 이들이 지탱하는 이 나라는 여전히 말 많은 자들이 다스리고 있다.
다시말해 국난에 나라의 운명을 지켜온 진짜 주체는 힘없는 민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굶주림에 시달리면서도 칼날 앞에서도 등을 돌리지 않은 이들은 바로 민중이었다. 반면 스스로를 ‘주류’라 칭하며 윗자리에 앉아 있던 자들은 옛 양반들처럼 민중의 피와 땀을 수탈하며 살아왔고 정작 국난이 닥치면 입으로만 애국을 외치며 뒤로 숨기에 바빴다. 시대는 달라졌어도 그들의 행태는 달라진 게 없다.
역사를 보라. 국난이 닥칠 때마다 윗자리에 있던 자들은 입으로만 나라를 논했지만 실제로 피 흘리며 싸운 것은 늘 민중이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이 일어났고 동학농민운동에서는 이름 없는 백성들이 스스로 총을 들었다. 3.1운동, 3.15 부정선거에 대한 항거,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그리고 IMF 외환위기 극복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갈림길마다 나라를 바로 세운 건 다름 아닌 민중이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또다시 거대한 도전에 맞서고 있다.
이미 우리는 숱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라를 지켜낸 민족이었다. 그리고 지금 또 한 번의 역사적 기로 앞에 서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이 또한 반드시 극복해내고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것을. 그것이 바로 우리의 저력을 우리가 누구인지 증명하는 길이다.
분단된 한반도의 영토는 오대양 육대주를 포함한 지구 전체 면적 대비 겨우 0.043%, 지구 육지 면적 기준으로도 약 0.147%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인구 약 80억 중 남북한을 합쳐도 고작 0.9%밖에 되지 않지만, 서구사회가 400여 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를 대한민국은 일제의 36년 수탈과 동족간 전쟁으로 국토가 폐허가 된 상황에서도 불과 60여 년 만에 따라잡았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 230여 개국 중 경제 규모 10위권이라는 위대한 성취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민족 바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
전 세계 인구 중 오직 남북한을 합쳐 약 0.9%에 불과한 우리 민족만의 독자적인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자랑스럽다. 우리에겐 한글이라는 찬란한 문자뿐 아니라 고유한 문화와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 소련과 중국 인근의 수많은 소수 민족과 국가들이 흡수되어 사라진 가운데, 오직 우리 민족만이 자주적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내며 오늘에 이르렀다.
위대한 반도 국가, 한민족인의 저력은 오늘 또다시 민중의 깨어남으로 증명되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가를 다시 세우는 그 자리마다 언제나 민중이 있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앞장서 나아간 것은 주류도 권력도 아닌 바로 우리 국민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참된 힘이자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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