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씁쓸한 토요일 아침
장소: 작은 원룸 아파트
등장인물:
- 철수 (60대 남성)
(토요일 아침, 철수는 허름한 원룸 아파트에서 눈을 뜬다. 시계는 6시를 가리킨다. 그의 하루는 어제와 다를 바 없이 시작된다.)
철수: (혼잣말) 또 하루가 시작됐군. 오늘은 또 뭘로 시간을 때워볼까.
(그는 핸드폰을 들어 간밤에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다. "오늘 밤 볼래?"라는 메시지에는 답장이 없다. "오빠, 돈 들어왔어?"라는 질문 이후로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것이다. 철수는 자신이 매력적이라 믿으며 혼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철수: (혼잣말) 아마 바쁜가 보지. 뭐, 나 같은 남자를 만나려면 다들 긴장하겠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게시판을 열고 타자를 치기 시작한다. "소득 하위 40%는 다 죽네"라는 제목으로 편협하고 왜곡된 글을 쓴다. 글을 올리자마자 조롱 댓글이 쏟아진다.)
인터넷 댓글:
- "이게 무슨 헛소리야? 공부 좀 더 하고 와라."
- "또 시작이네, 철수."
- "재개발 좋아하네."
철수: (댓글을 보며) 아, 무지한 것들. 내 지식을 이해할 수준이 안 되는군.
(댓글에 답글을 달며 자신의 '지식'을 뽐내려 하지만, 더 많은 비웃음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철수는 여전히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 착각하며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는다.)
철수: (혼잣말) 이렇게라도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는 게 어디야.
(점심 시간이 되자 철수는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을 산다. 편의점 직원은 그를 보자마자 무심한 표정으로 계산을 한다.)
편의점 직원: (무표정하게) 1,200원입니다.
철수: (작은 목소리로) 여기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철수는 TV를 켜고 컵라면을 먹는다. 텔레비전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오고, 철수는 그들을 보며 냉소적인 미소를 짓는다.)
철수: (혼잣말) 저런 사람들도 결국엔 운빨이었지. 내가 그 운이 없었던 것뿐이야.
(저녁이 되어 다시 인터넷에 접속한 철수는 이번엔 "클럽에서 여자들이 먼저 접근하는 남자 7가지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다. 역시나 비웃음과 비난이 쏟아지지만, 그는 이를 자신이 주목받는 증거로 여기며 만족한다.)
- "정말 한심하다."
- "이 사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쓰는 거야?"
- "웃고 갑니다, 철수씨."
철수: (혼잣말) 그래, 이렇게라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어디야. 나를 무시할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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