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중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자리에 검사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 1기 내각과 대통령실 인선에서 검찰 출신 약진이 두드러진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을,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임명했다.
이미 검찰 출신을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에 6명, 정부부처 장차관급에 6명 임명한 데 이어 추가 차관급 인선에서도 ‘검찰 라인’ 발탁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적임자”라고 설명하지만 야당에선 “검찰 공화국을 만들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조상준 기조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때 대검 형사부장으로 발탁한 최측근 인사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조직과 인사, 예산을 관장하는 국정원 내 2인자로 불리는 자리인 만큼 윤 대통령 당선과 함께 조 실장 중용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박성근 비서실장도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 실장은 법무부와 대검, 청와대와 방위사업청 등 여러 분야에서, 박 실장은 국무조정실, 국정원, 공정거래위원회 파견 근무 등 다양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경력과 능력을 기준으로 적재적소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권 안에서도 “대통령이 검찰총장 출신인데 검찰 출신이 과도하게 중용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6명을 검찰 출신으로 임명했다.
정부·공기업 인사를 관할하는 인사기획관에는 검찰총장 시절 윤 대통령을 보좌한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을,
인사비서관에는 이원모 전 대검 검찰연구관을 임명했다.
대통령실 살림과 내부 인사를 담당하는 총무비서관도 윤 대통령을 검찰에서 보좌했던 윤재순 전 대검 운영지원과장이 맡았고,
대통령 부속실장에는 강의구 전 검찰총장 비서관이 발탁됐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주진우 법률비서관도 검사 출신이다.
일부 자리의 경우 업무 특성상 검찰 출신 인선이 불가피했다 해도 인사·총무·부속 등 대통령실 핵심 라인이 검찰 일색으로 채워진 점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각에서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노공 법무차관이 검사 출신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선 의원 출신이지만 원래 검사를 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선 검사 출신 장차관 4명 외에도 장관급인 국가보훈처장에도 검사 출신인 박민식 전 의원이 임명됐다.
차관급인 법제처장에는 윤 대통령과 대학·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완규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임명됐다. 이 처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 배제와 징계를 당했을 때 변호인을 맡았었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대통령실 인선에서 검찰 출신이 약진한 것은 문재인 정부 1기 장관 18명 중 검찰 출신이 1명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장차관 가운데 검찰 출신은 법무차관에 임명된 이금로 전 인천지검장뿐이었다.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에서도 검찰 출신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유일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박상기 연세대 교수, 민정수석은 조국 서울대 교수, 민정비서관은 정치인 출신인 백원우 전 의원, 법무비서관은 김형연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였다.
이런 점을 들어 야당에선 “윤석열 검찰 라인이 검찰 공화국을 향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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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참모들은 검찰 출신들을 요직에 발탁한 데 대해 “공직이 요구하는 역량을 기준으로 적재적소 인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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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권 안에서도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직역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거나 “윤석열 정부 인선에서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인사 추천과 검증을 법조인 출신이 맡다 보니 검사나 검찰 수사관 출신이 중용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니냐”라고 했다.
당선인 시절 인사 추천 파트에선 판사 출신인 이상민 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검증 파트에선 검사 출신인 주진우 현 법률비서관이 주된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인사 업무는 검찰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던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검사 출신인 이원모 비서관이 주도하고 있다. 인사 검증도 한동훈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에 신설되는 인사정보관리단에서 맡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주요 공직에 발탁된 검찰 출신 인사가 대통령과 근무연 등 이런저런 인연으로 얽힌 인물들인 점도 우려스럽다”고 했다. 실제 대통령실과 내각에 발탁된 검찰 출신 인사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같은 검찰청에서 근무했거나 친분이 있는 인물들이다.
대통령실의 한 참모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구핵관, 신핵관으로 자주 바뀔 수 있지만, 검찰 출신 측근은 임기 5년 내내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한번 믿고 맡긴 검찰 출신 인사들은 계속해서 핵심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평검사일 때부터 수사관으로 함께 일한 윤재순 총무비서관이나 대통령실 내부를 감찰하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구설에 휘말렸지만 윤 대통령은 그들에 대한 신임을 거두지 않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난 정권 때 정권 핵심과 싸우면서 ‘믿을 건 검찰 후배들밖에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공직 인사에서 동종(同種) 교배가 가져올 역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chosun.com
조선일보와 굥 사이에 벌써 균열이 보이기 시작한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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