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당첨으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받은것은 사상 초유의 더위가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던 지난달 중순께였다.
과도하게 나올 전기요금을 걱정하면서도 에어컨을 켜지 않을수 없는 날들.
책인들 손에 잡힐리 만무할 터였다.
그래도 읽고 싶었던 책,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그것도 선물로 받아 놓고 읽는것을 미루는것은 도리가 아니지 않겠는가?
단숨에 읽어 내려가고 싶었지만,
이젠 쉬 피로 해지는 눈과, 또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에는 생각을 필요로 하는 글들이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을 요했고 오늘 마지막 장을 넘겼다 - 한달의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명상록은 사십년전 교과서에 실렸던 몇장의 글로 인해 무작정 빠져 들었던 그런 책은 아니었다.
황제도, 스토아 철학에 심취해 자기 자신의 수양에만 몰두 했던 나약한 인간은 아니었다.
선대 황제의 치적을 통해 배우고 비판하며, 자신의 통치철학을 완성해 나간 진정한 철인이었다.
과연, 우리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감탄할 만큼 또 자신이 추구했던 통치철학과 실천만큼 올바르고 한결 같으며 자신이 지고 있는 지위의 무게를 감당할 만큼 지혜롭고 현명한 지도자를 가질수 있을까? 우리 주위에 우리의 미래를 안심하고 맡길만한 정치가는 존재할 수 없을까?
나에게 이책을 읽을 기회를 준것 처럼, 국회의원 300명에게 한부씩 발송하는건 어떨까?
그리고, 언론을 통해 그러한 사실을 알리면, 횽보효과도 엄청나리라는 속물적인 생각도 해 본다.
물론 그런다고, 위정자들이 이책을 읽는다는 보장도 없고 설령 읽었다고 해도, 반성하고 개과천선 한다는 보장도 없겠지만.....
선대황제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에게에 내린 교훈은 우리가 정치인이 아닐지라도 한번쯤 마음에 새길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네가 늘 마음에 두고 반추해 보아야 할 것니 두가지 있다.
하나는 입법권한이 있는 제왕으로써 네 이성이 인류의 선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들만을 행하여야 한다.
또 하나는 누군가 네곁에서 너의 생각이 잘못 되었더고 자적해 주는 경우 너는 너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 하지만, 너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정의롭고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경우에만 그리해야 한다. - 그것이 쾌락이나 인기를 위해서 라는 이유는 안된다.
이 책 한권의 무게는 실로 가볍지 않지만, 위의 선대 황제의 교훈의 무게는 이책 무게의 반은 되리라고 생각된다.
비단, 위정자가 아닐지라도 이러한 교훈은 우리 삶을 좀 더 담백하고, 질박한 아름다움으로 이끌것이다.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태어나, 본성대로 살아가는 인간이 이렇게 선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생의 끝에서
"나는 잘 살았노라~"
감히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이리라.
천팔백여년전 명을 달리한 황제가 오늘아침 나를 너무 감성적으로 만들었나 보다.
이제 황제로 부터 일생생활로 돌아갈 시간.
이 한마디를 가슴에 담고 살려한다.
죄를 짖는 자는 자기 자신에게 죄를 짖는 것이고, 불의를 행하는 자는 자기 자신에게 불의를 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악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상처를 입는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10일 쾌적한 가을의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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