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고사보고 딸랑이로 고등학교 들어가니까 애들 다 공부잘하더라구요. 그리고 과목도 많고 수학도 어렵고 심지어 우리말인 국어도 어렵더라구요. 시험보면 항상 꼴찌 그나마 운동부 있을때는 운동부가 대신 뒤에 맡아줘서 피해갔지만 없는반으로 가면 그냥 답을 다 피해가더라구요.
학교다니기도 싫고 시험보면 성적표 집에가면 뭐 인간이하의 욕을 듣게되고(뭐 부모심정이야 이해는 합니다만) 시험이란게 좀 이해력이 딸리고 머리가 멍청하면 딸딸 외워서라도 맞추게 만들어줌 어디가 덧나나? 꼭 살짝 문제를 꼬아버리면 단순한 머리는 그냥 쉽다는 문제도 틀리게 되고...
그래도 대학안나오면 사람취급도 안해준다는 말에 3학년때 죽어라 공부는 했지만 역시나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 않더라구요. 정말 수능 1점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당시 시험이 좀 어려웠다고 해서 다들 점수가 하향되고 난 그대로고...
내신도 꼴등급 15등급이였고...
어찌 어찌 눈치작전으로 4년제 지방 국립대 겨우 들어갔습니다.(그당시 울담임은 반에서 1-2명 서울대 들어간 기쁨보다 내가 4년제 들어갔다는게 행복했다고 하네요 선생으로서 성공했다고ㅎㅎㅎ)
졸업도 참 힘들게 막판에 F하나 맞은거 때문에 1학점 부족해서 계절학기로 떼워서 살아난적이 있었죠. 진짜 1학점 부족으로 졸업못하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네요.
이래저래 장학생도 아니였고 학점도 뭐 선방으로 관리한게 아니기에 사회 문턱도 쉽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그당시 돈좀 벌어보겠다고 기술쟁이질 하겠다고 올인했습니다.
IT직종을 선택했고(과는 경영학과졸업) 계속 원서도 보면서 자격증도 취득하고 우물안 개구리 되지 말자 하면서 여기저기 많이 배웠습니다. IT엔지니어와 개발자 사이를 두고 고민을 아예 안했던게 내 머리로는 개발은 죽어도 안될거 같다 싶어서 혼자 연습할수 있는 엔지니어쪽을 선택해서 공부했습니다. 컴퓨터 고치러도 다니고 팔기도 하고 피시방도 고치러 다녀보고 일본도 갔다와보고 여러가지 해보는데 돈은 항상 마이너스더라구요. 플랫폼을 MS제품쪽에만 올인해서 그런듯 싶었죠.
구축설계 및 분석 장애해결쪽은 상위레벨이라고 할지라도 참 연봉은 어느이상 올라가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이쪽 제품쪽은 대부분 투자도 안하고 유지관리쪽도 돈도 안된다면서...
MB때 IT인건비 비싸다고 소프트웨어등급 정책같은거 만들어가지고 인건비 똥값 만들어버리더라구요. 10년정도 진짜 그지 같더라구요. 그래서 개발자들은 기업에서 갑질도 당하고 추잡하다고 이바닥 미래 없다며 치킨집 가고 난 개발자가 아니였기에 치킨집 갈수있는 조건도 안되었기에 계속 한 우물만 팠습니다. 언젠간 빛을 보겠지 하며 공부도 멈추지 않고 신제품 나오면 연습해보고 연구하고 그랬습니다. 적성은 이쪽이 맞기는 한거 같아요.
몇년전에는 기술쟁이중에 데이터베이스 관리 구축쪽 해보지 않겠냐 의뢰가 들어와서 못할건 없지 직잭을 주지 않아서 안했던거뿐 모르면 공부하고 물어보고 해야지 해서 했습니다. 초기 3개월은 내가 알고 있던거에 비해 좀 난이도가 있더라구요. 그래도 공부했습니다. 이상하게 이게 궁금하고 의욕이 넘치면 잠을 안자서라도 꼭 알아야 하겠다는 욕심이 넘치더라구요.
요즘 잘나간다는 모 기업 DBA로 자리잡은지 4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인건비도 꽤 쎕니다. 진짜 쎄요. 기존 월급에 2-3배 받는 기분이랄까...
솔직히 내이름 걸고 대기업인데 제일 중요한 DB인데 내가하고 다 망쳤다고 하면 이미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실수나 오점을 안남길려고 신중했습니다. 결과는 평가는 극호. 뉴스 기사에도 내손을 거친 요게 글로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더라구요.
내가 남들보다 이해력도 부족하고 머리도 멍청하다는걸 알고나니 이걸 커버할 방법은 노력밖에 없다. 모르면 차라리 외우기라도 하자 이런게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이해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즉 IT 10년차에 내가 기본이 부족했구나란걸 깨닫고 다시 기본을 다지자 하면서 살았습니다.
뭐 결론은 공부 꼴찌도 남들 받고 싶어하는 연봉 1억은 받을수 있습니다(요즘 IT인력들이 대부분 1억이 기본). 꿈이 아니에요. 노력하면 다 기회가 올수 있다는걸 남기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미래 또한 모르겠습니다.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고생하면서 했던게 지금 보상을 받고 있는건가 싶네요.
다시 학교공부 하라고 하면 여전히 못할거 같습니다. 요즘 초딩 문제만 봐도 어렵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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